이러한 주제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우리에게 몇 천년 넘게 주어진 이 땅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하여 다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레어-잔느 제제켈(Claire-Jeanne Jezequel), 리차드 디콘(Richard Deacon), 수이 지엔궈(Sui Jianguo), 크리스티앙 본푸아(Christian Bonnefoi), 그리고 피터 소리아노(Peter Soriano)의 작품을 통해 표현되는 운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는 일상생활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초대이며, 시와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표면의 물리적 경계를 밀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상상하였을 때 이러한 변화의 물리적 경험을 이루기 위한 초대이다. ≪건축과 오브제의 운동성≫ 섹션이 위치한 대형 홀의 공간 연출은 나탈리 엘레망토(Nathalie Elemento), 하네스 반 서버런(Hannes Van Severen), 이수경(Yeesookyung), 그리고 피에르 라니오(Pierre Laniau)의 작품에 마치 관객이 사라지면 움직일 듯한 힘을 가진 뮤지컬적 역할을 부여하는 듯하다. 또한 야지드 울랍(Oulab Yazid)의 ≪도시의 산≫은 보이는 것에 입혀진 겉모습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이 언급한 ≪단어 사이의 공간≫ 중심으로 빠져들게 한다. 어쩌면 올리비에 케플렝은 세상에 대하여 생각하거나 고려하기보다는 꿈을 꾸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주와 하늘에 대한 질문을 과학적 또는 시적 관점으로부터 성실히 대면하였을 때 한 인간으로써 무한히 큰 것과 무한히 작은 것을 연결하는 잣대에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생각을 재고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아크릴 속 밀봉된 빈 거품 공간, 엘리아스 크레스팽(Elias Crespin)의 최면을 거는 듯 회전하는 움직임, 마사유키 코리다(Masayuki Koorida)의 유기적, 파동적 형상, 빅 무니즈(Vik Muniz)의 플라스틱을 이용해 재창조된 하늘, 지티쉬 칼라트(Jitish Kallat)의 형태 놀이를 포착한 사진 등 우리를 넘어 그 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새로이 인식하는 것이다. 하늘은 인간이 자신의 영혼의 본질을 비추고 방대함 속에 심판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의 상태를 투영할 수 있는 세상의 일부이다. 공허감의 공격을 받는 인간은 세계의 상태를 수행함으로써 사실이 요구할 때 변화할 수 있다. 국제화 시대의 인간과 정체성의 문제, 역사와 전쟁, 인간과 동물, 건축물들 사이의 기묘한 관계, 그리고 자연은 판단이나 우리의 인식을 바꾸려는 의도를 배제한 채 작가가 인지한 그대로 표현되었으며, 이는 우리 대부분의 경험과 유사하다. 프랑스의 2인조 창작그룹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Art Object Oriented)와 같은 올렉 쿨릭(Olek Kulik)의 접근 방법, 다렌 알몬드(Daren Almond)에 의해 재창조된 자연, 파브리스 위베르(Fabrice Hyber)의 작품 속 원인과 결과 사이 모든 관계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표현 등 에덴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과 키메라에게 생명을 주는 것과 같은 장르의 혼합 등 복제와 관련된 모든 가능한 신화 사이에서 이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엿볼 수 있도록 허락된, 일상과 사소함에서부터 공상과학까지, 하나의 세계에서부터 또 다른 세계까지, 하나의 문명에서부터 또 다른 문명까지의 존재의 통로이다. 부산 시립미술관 내를 걸어 다니며 김수자(Kimsooja)와 아드리앙 미시카(Adrian Missika)의 설치작품,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의 한 세기 동안 세계를 흔들었던 대규모적, 연속적 이주를 회상하는 “집적-방향을 찾아서”, 안젤리카 마르컬(Angelika Markul)이 재현해 낸 이름 없는 형상들로 채워진 황폐화된 체르노빌의 숲을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세계 일부 지역 인간의 잔존인 수십 년의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예술적 언어는 상상을 통하여 분노의 대부분을 새로운 숨결과 함께 털어낼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환희, 선과 드로잉의, 다미앙 카반(Damien Cabanes)의 조각 표면에서 감지할 수 있는 대지의 파동과 파스칼 콩베르(Pascal Convert)의 석고, 금속, 목탄, 크리스털과 같은 재료와 이들의 합성에 의해 옮겨진 누워 있는 ≪결정체 N° 2≫와의 연관성의 환희를 전파한다. 모든 것이 가능한 가설적 세상에 의해 생각의 영역은 넓어지며, 이는 개인적 및 집단적 책임을 요구한다. 니체(Nietzsche)의 경우: ≪모두가 우주 전체를 따른다≫. 올리비에 케플렝의 경우: ≪그럼으로써 사건이 있었다면 재조립된 몸체를 가진, 또는 “변환 인류” 생명체인 “키메라"의 가설에 현혹된 우리의 존재를 향상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몽상/환상 또한 실재했다. 따라서 이는 사회와 개인이 자신의 운명을 탈출하려 하는 태도에 대한 도덕적 판단 또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피로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 자각 아래 세상이 굴복하는지, 형태가 의미를 잃어버리는지, 오감이 더 이상 이해 수단이 아니게 되는지, 우리 안에 유령의 일부가 늘어나는지 등 이는 관측의 문제이다. 즉, 세상 속에 거주하길, 세상 속 배우가 되길 원하는 살아있는/존재하는 영역의 대상으로 우리 자신을 인지하는지, 이는 인식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운동 내부의 배우들은 세상 속에 정신적으로 그리고 시각적으로 실제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