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근대의 인식론적 전회, 20세기 언어학적 전회를 거쳐 21세기인 오늘날 미디어적 전회를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리얼리티’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게임과 아바타 등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혼합현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가짜와 진짜의 명확한 구분을 하지 않고, 할 필요를 느끼지도 않습니다.

가상을 현실처럼 다루는 데 익숙해진 것이지요.

진중권 선생님께서는 실제의 책장을 넘기듯이 전자북의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의 습관,

그리고 가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이지만 실제로 달리고 점프하는 게임 닌텐도 wii 등을

예시로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며 청중들의 공감을 얻으셨습니다.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늘날의 현대인들이 겪는 혼합현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신 후

본격적으로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진중권 선생님은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의 단적인 예로써 ‘사진’을 꼽았고

사진이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과 그 상호작용에 대해, 즉 사진의 미학에 대해

역사적 흐름에 따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이미지 자료를 준비해 오셔서 대중들의 이해와 공감을 많이 이끌어내셨는데요.

카메라라는 기계의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낸 산물이 바로 사진이며

사진 속에서 회화의 미학적 적용의 흔적들을 발견해가는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초기의 사진은 풍경화와 같은 구도로 촬영되어 사진이 마치 그럼과도 같았습니다.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흉내내는 픽토리얼리즘 현상이 나타난 것이지요.

이후 카메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코닥카메라와 같은 보급형 카메라들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는 전문가의 영역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통해 더 이상 회화적 미학이 아닌 실제 리얼리티를 담아냅니다.

카메라가 자신만의 미학을 발달시킨 것, 즉 뉴미디어의 자의적 미학이 탄생한 것이지요.

자연스레 사진은 하나의 예술의 영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현대미술은 이러한 사진의 리얼리티를 흉내내기도 합니다.

실제 같은, 사진 같은 회화를 그려내는 작가들도 생겨났죠.

이렇듯 현대미술과 사진이라는 테크놀로지는 상호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이 담아 낸 리얼리티에는 진실과 거짓이 공존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삶을 기록하고 폭로하는 것이 사진의 역할이지만 리얼리티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중권 선생님은 멋지게 연출된 이미지 보다는

현실의 객관적 관찰자의 산물로써의 사진이 더욱 더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질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지지만 그 찰나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현장성 전달에 있어서 더 가치 있는 것이라구요.

우리의 현대미술은 이렇게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 곳곳에 미술이 침투해 있으며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진중권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의 끝에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빠질 수가 없지요!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주셨고, 강의자와 함께 소통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마무리 된 후에는

진중권 선생님께서 직접 자신의 저서에 친필 싸인을 해주시는 깜짝 이벤트 타임이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강연장이 팬 싸인회장으로 되어버렸다지요!

이어서 두 번째 강연의 주인공 조윤범 선생님께서는

“예술사의 통섭 : 미술과 음악의 명작 하이라이터”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현악 4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이기도 한 조윤범 선생님은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으로도 유명하신 분이죠!

미술사와 음악사를 어우르며 태초부터 인간과 함께했던 두 예술 분야의 역사를

풍부한 시각과 청각으로 재미있게 강연해주셨습니다.

조윤범 선생님은 음악과 미술은 서로 영향을 주면서 공존하는 예술이며,

때로는 두 예술의 영역이 융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악은 미술과 마찬가지로 추상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영역입니다.

머릿 속에서 논리로 만든 음표를 연주하고 그것을 통해 감동을 자아내는 일이 바로 음악이지요.

그리고는 “같은 시대의 미술과 음악을 함께 감상한다면 어떨까?”라는 재미난 아이디어를 던졌고

바로크 시대, 고전파 시대, 인상파 시대 등 각 시대의 유명한 음악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 시대의 미술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유명한 음악과 작곡가로는 파헬벨의 케논, 비발디의 사계, 음악의 아버지 바흐.

고전파 시대의 유명한 음악과 작곡가로는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신동 모차르트,

천재작곡가 베토벤, 초스피드 작곡가 슈베르트, 그리고 세계 3대 발레음악의 창시자 차이코프스키.

인상파 시대의 개혁가 드뷔시까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작곡가와 곡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셔서

청중들은 배꼽이 빠질세라 배를 꽉 움켜쥐고 강연을 들었다지요!

조윤범 선생님의 재치있는 입담은 과연 대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