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matophobia (hammered), 2011, Tallur L.N.>

먼저 탈루 L.N.는 현재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어느 나라에서도 근원을 찾기 힘든 극단적이고 이국적인 시각성을 통해 서구에 의해 다져진 오리엔탈리즘을 뒤틀고, 글로벌리즘에 의한 세계 권력의 재편이 어떻게 개인의 일상생활에까지 침투하고 있는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허무적인 시선으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이 작가는 2004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에도 작품을 출품했던 작가로 2013바다미술제에서 시각적 차별화와 개념적 작품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예정입니다.

<Untitled, 2011, Craig Costello>

‘크링크’ 또는 ‘KR'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스트릿 아티스트인 미국의 크레이그 코스텔로는 벽면, 건물, 조각상 또는 자동차 등을 배경으로 하는 설치작품으로 페인트를 대상의 표면에 흘러내리는 방법을 사용하여 이들의 의도를 재설정함으로써 그래피티를 순수예술로 승화시키고 작가 자신의 도시적 뿌리에 대한 진화와 표현을 상징하는 작품을 해오고 있습니다. 8대의 컨테이너를 필요로 하는 크레이그 코스텔로의 작품 제작을 위해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섰는데요, (주)한진해운에서 컨테이너 총 11대를 협찬했습니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크레이그의 작품이 2013바다미술제 전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작가는 심준섭(한국, 1965년생), 정만영(한국, 1971년생), 성동훈(한국, 1967년생), 손몽주(한국, 1978년생) 등이 대표적입니다.

<Circulation of Organ I, 2012, 심준섭>

먼저 ‘파이프 작가’라고 불리기도 하는 심준섭 작가는 지난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에 ‘소리의 순환’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던 작가로 주로 현대사회의 병적인 부분을 치유하는 과정을 사운드 아트와 인터렉티브 아트의 특성을 이용해서 표현합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될 작품을 위해 심준섭 작가는 우리 몸 내부의 소리에 집중합니다.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물결소리, 깊이 내쉬는 거인의 숨소리, 거대한 심장이 혈액을 뿜어 내보내는 박동소리가 관람객들의 귀를 타고 흘러 온몸으로 느끼게 할 것입니다.

<SOUND PHOTO, 2012, 정만영>

정만영 작가는 2006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 출품작가이자 2010부산비엔날레 설치팀장 등 부산비엔날레와는 인연이 많은 부산의 중견 작가로, 그는 소리가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자연의 메시지이며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도의 자연적인 요소를 최대한 이용한 작품을 구성하였고, 소나무와 소나무 숲을 형상화 한 형태의 사운드 설치작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바람과 파도가 있는 모래 위에 사운드 설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송림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제작 동기라고 하는데요, 바람에 의해 소리가 나는 오브제들은 수많은 주파수의 소리를 발생하게 하며 그 소리는 마치 바다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요?

<Don Quixote, 2009, 성동훈>

성동훈 작가는 국내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대만 등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조각가로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형상에 세라믹으로 만든 종을 설치하여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작품에 활용해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 활동을 주로 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출품하게 될 ‘소리나무’는 용광로 철로 만든 줄기에 도자로 만든 300여개의 풍경이 매달려있습니다. 이 풍경들은 바람에 흔들리면 물고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냅니다. ‘소리나무’는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조명을 받아 자연과 조화된 색다른 조합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또 한 명의 송도해수욕장에 대한 추억을 꺼낸 작가는 부산출신의 손몽주입니다. 손몽주 작가는 1978년 부산시 서구 암남동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송도해수욕장의 과거를 회상하며 옛 송도해수욕장에 실제 존재하던 ‘총각집(Play boy)'을 실제 위치에 재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물이 차면 보이지 않는 바위들 위에 지어진 수상 건물로 태풍피해가 늘 극심했던 ’총각집‘은 사라지고 그 흔적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있습니다. 작가는 시각적 감상, 감성적 소통, 보다 적극적인 관객과의 호흡을 위해 관객이 작품 속에 들어갈 수 있을뿐만 아니라 송도 바다를 찾은 관람객이 ’총각집‘에 관한 기억을 메모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총각집, 손몽주>

2013바다미술제 출품작품들이 모두 확정되고 작가들이 잇달아 송도해수욕장을 방문했는데요, 지난 6월 28일, 7월 5일 총 두 차례에 걸쳐2013바다미술제 작가 현장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2013바다미술제의 전시기획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함께 바다라는 야외 전시공간의 특성 및 송도해수욕장이 가지는 환경적 요소 등 작품제작과 설치에 있어 고려되어야할 사항들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현장설명회는 박태원 전시감독과 작가들과의 공식적인 첫 번째 대면으로 간단한 인사와 함께 2013바다미술제 소개 및 전시 기획방향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출품 작가들의 작품 제작과 설치 방법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습니다. 또한 작품들이 전시될 송도해수욕장에 대한 현장 답사를 통해 전시장의 지리적 환경을 파악하고 작품 제작 및 설치에 있어서 유의해야할 사항들을 공유했는데, 전시 및 작품의 완성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바다미술제의 특수한 전시환경과 조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작가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작품 제작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번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못한 해외작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송도해수욕장 전경과 구역별로 나누어 촬영한 현장 영상을 사전에 전달했고, 작가들의 개별 현장방문을 지원하는 등 작가들의 작품 제작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품들은 오는 8월 27일부터 17일간 35점의 작품들이 현장 설치작업에 들어갑니다. 출품작품들은 송도해수욕장의 명물인 거북섬에서부터 암남공원으로 가는 해안산책로 입구까지 송도해수욕장 전체 공간에 분포되어 있으며, 백사장과 해수면뿐만 아니라 인근의 광장까지 송도해수욕장 전역을 고루 활용하고 있다. 2013바다미술제를 위해 작가들이 밤낮으로 작품 제작에 매달려 열정과 땀으로 만들어진 좋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