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18 Project

메리 엘렌 캐롤(Mary Ellen Carroll)

"한국적인 집은  뭐지?"

이것이 메리 엘렌의 프로젝트와 함께 시작된 질문입니다. 메리는 '한국적'이라는 개념을 지금의 한국을 구성한 '근대'와 도시적 환경을 둘러싼 '역사'에서 찾았습니다. 메리는 항구에 가까운 부산의 오래된 인구 밀집지역 중 한 곳으로 최초의 도시 재개발 사업의 결과물이자 첫 번째 아파트였던 좌천아파트를 주목했고, 이 빌딩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좌천아파트는 1969년 세워진 부산 최초의 시영아파트로서, 한국전쟁 이후 부산으로 밀려든 피난민들이 모여살며 하렘화 되던 부산 동구 일대에 산복도로와 함께 실시된 최초의 근대적 도시 재개발의 상징입니다. 적극적인 주거환경에 대한 개입과 도시로서의 정비의 시발점이 된 아파트로서 좌천아파트는 근대사적으로, 건축적으로 역사적 의미가 큰 장소입니다.

좌천아파트 1호동

메리엘렌 캐롤은 이 좌천아파트에 전세를 듭니다. 전세를 통해서 일어나는 일시적 주거의 방식을 하나의 교환 방식으로 보는 것이죠. 부산비엔날레 작가로서 전시를 통해 일시적으로 작품을 미술관 내부에 설치하고, 그대로 빠져나오지만 그 사이에 교환이 일어나는 것처럼 '전세' 또한 이런 구조를 가진다고 본 것 입니다.

메리 엘렌은 우리가 무엇을 예술작품으로 받아들이는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통해 개념적으로 그리고 형식적으로 조직된 '예술 작품'의 건축적 구조를 드러내고, 직접 움직이게(Perform)하는 프로젝트 단위의 작품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녀가 부산비엔날레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총 세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1. 좌천아파트 전세공간

2. 좌천동 주택옥상 그린루프

3. 시립미술관 내부 전시

좌천아파트 옥상정원(그린루프)

그린루프 프로젝트는 좌천아파트 일대의 주택 옥상에 설치하는 정원입니다. 좌천동은 산과 항구를 이어주고, 부산의 전통적인 주거지역에서 해운대 신시가지로 이어지는 배꼽이죠. 동시대 건축물이 좌천아파트가 설립되던 당시의 '저층 생활 공간'에서 점점 '고층 생활 공간'으로 바뀌는 변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그린루프는 부산의 이러한 특유의 인공적․자연적 풍경의 조화를 드러내는 '도시 건축적 개입'의 최소한의 형태입니다. 평단위로 쪼개어서 디자인 되며, GAIA 흙이라는 스티로폼을 활용하는 가벼운 흙을 사용합니다. 폐 스티로폼과 펙틴, 황토, 퇴비를 배합한 흙으로서 낡은 건물에도 무리를 주지 않는 옥상 정원용 흙을 사용했습니다.

시립미술관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좌천아파트 CCTV

대화를 나누는 조민석 건축가(왼)와 메리 엘렌 캐롤(오)

현학스님

작가는 건물 내부에 4평의 공간을 스티로폼과 목재로 이루어진 모듈로 구축합니다. 아파트를 이루는 건축적 골조만 남기고, 벽지나 장판 가구등을 들어내고 모듈공간을 잠시 개입시키는 것이죠.

공간 내부에서는 각 분야의 저명한 인물들과의 대화와 '부산 사람들' 또는 '외부 사람들'의 이야기, 음식 나눠먹기 등의 활동이 프로그래밍됩니다. 이 내부의 활동은 CCTV와 인터넷을 통해 부산시립미술관 및 전세계로 생중계 됩니다. 전세 공간에서 사람들은 크게 9개의 카테고리-과학, 비즈니스, 라이프와 스타일/다이닝과 푸드, 문화, 부동산, 종교와 철학, 도시, 국가, 세계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매주 프로그램과 참여자들을 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와 페이스 북 등에 게재할 예정이며, 참여는 무료입니다.

문의는 051-507-6571

부산시 동구 좌천동 741-1 좌천아파트 A 5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