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 부산 비엔날레를 관람했었던 관객입니다.

2012년 비엔날레에 대한 좋은 기억에 타 지역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부산 비엔날레를 관람하러 시립미술관에 방문했습니다.

먼 길을 와야하니, 기왕이면 부산에 오는김에 이것저것 탐방하고자 계획을 짰고 남포동이며 광안리며 여기저기 관람하다가 유종의 미는 2014 부산비엔날레에서 거둬야겠구나 - 하는 마음으로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했네요.

도착한 시각은 늦은 7시였어요.

대부분의 타 지역에서 비엔날레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이 그럴것이, (우리 집 앞마당이 아니라 낯선 타지역이고, 게다가 꽤나 먼 거리인 전라도 광주에서 부산까지 와야하니. ) 나름 관람을 할 시간을 계산하고 왔죠.

8ㅅㅣ에 폐장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계획대로 움직였습니다.

"관람 시간을 1시간 잡고, 폐장 할 8시까지만 관람을 하면 되겠구나."

이렇게요.

폐장하기 1시간 전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정말 없었습니다.

저와 동반한 지인을 모함해 모두 합이 채 10명도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관람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싶어 처음엔 너무 좋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관람객이 별로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폐장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아서 일까요?

둘 중 그 어느 것이라도 해당이 된다해도 문제라고 봅니다.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해야하나요? 각 전시장 마다 한 명씩 배치된 대학생 또래로 보이는 근무자들..

마지막 폐장하기 한 시간은 근무 수당에 포함이 안되는건가요?

왜 맡은 자리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았던 걸까요?

그들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1. 관람객이 오거나 말거나 휴대폰만 만지작 만지작 거리는 유형

 - 지루하겠죠. 그렇게 큰 전시장 안에서 홀로 작품과 그 공간을 지켜야 하니. 그러나 관람객이 왔을 땐 적어도 만지작거리던 휴대폰을 놓아야 되는건 아닌가요?

2. 관람객이 오거나 말거나 같이 근무하는 옆 전시장의 친구랑 큰 소리로 잡담하는 유형

- 이건 정말 1번 유형에 비해서 그냥 지나가기 힘들었습니다. 만약 그 시간대에 우리가 아닌 더 많은 관람객들로 그 전시장이 채워졌었다면 분위기상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잡담소리에 작품을 감상하기는 더할나위없이 어려웠습니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요. 거즘 일주일이 되어가는데도 그 전시장은 "동물성"에 관한 작품들로 채워져있었던 걸로 기억이 남습니다. 말의 피와 사람의 피를 섞는 실험적 프로젝트가 하나의 작품이 되어 영상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와서 다들 많이 지쳤나보다. "

라고 합리화라도 하고 다른 관들을 둘러보는데.. 8시가 되기 아직 한 5분정도 남았을까요?

곧 8시에 폐장을 한다는 정보를 주는 것입니다. 나가라는 것이죠^^

다른 근무자들도 이제 하나 둘씩 모여서 우리가 그 전시장 안에서 나오기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기다리고 있더군요?

우리가 서둘러 나오자, 뒤따라 내려오며 서로 "수고하셨습니다." 하는 겁니다.

우리를 원망하는 듯한 그 눈빛들이 참 불쾌했습니다. 그리고, 시립미술관 문을 열고 나오는데 한 남자 근무자가 우리를 흘겨보고 가더군요. 이게 뭐죠; ?

분명 처음에 티켓팅을 할 때, 관람 시간이 8시까지 라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는거죠? 하고 재차 확인을 했던 기억이 나고요. 어떠한 경고나 주의 사항 또한 받은 적 없습니다. 예를들어 "8시가 폐장이 관람 시간은 50분 까지이니 협조 바랍니다." 와 같은.

보통 전시장에 폐장이 8시까지라면, 티켓팅을 7시까지만 하게 하던가 하고는 마지막 관람객에게 최소한의 관람 기간이라 할 수 있는 1시간 정도의 관람 시간을 주죠.

그러나 부산 비엔날레는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 비엔날레를 자랑한다면, 근무자들의 근로의식부터 먼저 제대로 잡혀야 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8시라는 폐장 시간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따가운 시선을 받았어야 했는지가 아직도 매우 불쾌합니다.

저와 같이 이런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써봅니다.

앞으로는 마지막 관람객 단 한 명까지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비엔날레를 관람하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