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바다미술제 박태원 전시감독 인터뷰

바다미술제와 송도해수욕장, 그 원형을 찾아서...

2013바다미술제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박태원 전시감독은 부산에서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중견 조각가이다.

부산대 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부산미술협회 기획위원장과 한국조각가협회 부산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부산국제조각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1바다미술제 전시기획위원으로 활동한바 있어 부산지역의 미술과 바다미술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바다미술제가 추구하는 문화향유의 보편적 가치와 송도의 장소성을 살리는 2013바다미술제를 기대하며 감독이 말하는 ‘With 송도 : 기억·흔적·사람’을 들어본다.

바다미술제가 부산비엔날레로부터 독립된 이후 처음으로 전시감독 체제를 도입했다.

부산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다. 전자가 국제적인 현대미술 축제로 글로벌하게 간다면, 후자는 부산만의 특화된 행사다. 부산의 해양성과 지역성, 청년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춘 유일한 국제미술제, 그것이 바로 바다미술제의 정체성이다. 2013바다미술제도 이러한 정체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부산 미술인들의 애정으로 만든 바다미술제가 비엔날레 부대행사에서 탈피해 어렵게 제자리를 찾은 만큼 바다에서의 작업 경력과 부산 미술인으로서의 주인의식을 갖고 부산의 독특한 미술 축제가 되도록 있는 힘껏 뛰겠다.

이번 전시는 어디서부터 출발했나

2013바다미술제의 주제는 ‘With 송도 : 기억․흔적․사람’이다. 원형의 전시방식과 의미를 회복하려는 바다미술제와 송도해수욕장이 가진 100년의 역사와 의미를 인식하는데서 출발했다. 바다미술제의 복원은 지역미술인들의 열망과 의지를 되살린다는 자체적인 의도와 부산미술의 복원이라는 토대를 갖고 보존, 확산시키고 부산지역의 문화의식을 고취시키고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송도에서 개최된다. 이유가 있나?

송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으로 올해는 개장한 지 딱 100주년이 되는 해다. 광안리, 해운대와 비교했을 때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실제로 송도해수욕장은 7-80년대까지만 해도 다이빙대, 해상 케이블카 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명소였는데, 당시 송도해수욕장은 부산 인구가 15만명인 시절에도 여름이면 하루 방문객이 20만명을 넘길 정도로 전국적인 명소였다. 지금 40대 이상 어른들에게 송도해수욕장에 대한 추억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에 대한 흔적을 남기고, 미래를 함께 조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송도해수욕장이다. 이런 곳에서 바다미술제를 개최한다면 그야말로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이 과거의 영광을 찾는 것, 그를 위해 부산시민들을 비롯한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송도해수욕장이 가지고 있는 장소성과 바다미술제의 역사성을 강조하는 작품들이 많이 출품될 계획이다. 총 12개국 35점의 작품들이 송도해수욕장 해수변에 전시되는데, 2011년보다 규모는 커지고 내실은 채웠다고 자부한다. 특히 이번 작품 공모에서는 아시아, 미주, 유럽, 아프리카 지역 등 전 세계에 고루 분포되어 있는 작품들이 출품되어 바다미술제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1바다미술제 국제공모 대상을 수상했던 베라 마테오를 비롯한 다수의 출품작가들이 또 한 번 출품했고, 2006부산비엔날레 부산조각프로젝트와 2008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초대작가 등의 중견작가들도 공모에 참여했다. 또 20대의 젊은 작가들의 참가율이 증가했다는 점,국내의 해외 작가들의 협업 작품이 출품되었다는 점은 청년성과 실험성, 대중소통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바다미술제의 정체성을 잘 나타낸다.

미술계 역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내 것만 고집하다보면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초대작가 선정에도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작가들에게 작품을 요청했고, 많은 작가들이 흔쾌히 응해주어 감사한 마음이다. 바다미술제를 매개로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의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데, 작가가 합숙을 하면서 작가들 간의 교류는 물론, 작품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

전시 외에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

물론이다. 올해 바다미술제의 부대행사는 ‘안녕 광안리‘의 이승욱 대표가 축제행사 감독을 맡아 신선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관람객들에게는 소통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바다미술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미술제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는 작가들 간의 교류, 관람객과의 교류를 하는 장을 마련한다. 다양한 연령대에 맞춘 바다미술제와 관련된 교육, 워크숍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과 협업하여 바다미술제가 지역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지역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미술제에 대한 애착이 큰 것 같다. 앞으로 바다미술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부산비엔날레 참여 작가, 운영위원뿐만 아니라 2011바다미술제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었고, 2013바다미술제에는 전시감독으로 참여하게 되어 바다미술제와는 인연이 깊다. 바다미술제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크다. 바다미술제는 ‘부산’이라는 해양도시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미술제일뿐만 아니라 공공성, 대중소통성, 실험성이 특징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바다미술제는 오픈되어있는 공간인 바다를 배경으로 작품들이 전시됨으로서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민들이 어려워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벽을 낮출 수 있고, 대중과 소통하기도 용이하다. 이런 공공성과 대중소통성, 그리고 청년실험성을 잘 살려 공공미술의 발전, 그리고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제 미술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산시 측면에서 보면 바다미술제가 부산을 대표하는 해양문화브랜드로서 더욱 성장하게 된다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상권의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바다미술제는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강하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대중과 소통하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예술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부산만의 독특한 미술제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특색을 가장 잘 살린 미술제야말로 부산을 해양문화브랜드로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부산에서 조각을 배우고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내가 앞장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많은 책임과 사명을 느낀다. 100주년을 맞는 송도해수욕장이 바다미술제와 함께 다시 한 번 비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