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작가의 <#J-2>는 모든 생명체의 터전인 지구에 관해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들을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일종의 유사과학과 같은 태도를 취하며 진화의 비밀을 밝히고자 한다. 다대포에서 발견된 것으로 설정된 이 물체는 외관상 추락하여 거꾸로 박혀 있는 로켓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명성을 가지고 자라나는 나무처럼 가지들과 잎사귀를 갖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캡슐이라고 명명한 이 물체 안에서 다양한 물체가 발견되었으며, 이들이 그동안 지구가 겪었던 빙하기, 화산활동,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현상과 다양한 에너지원으로서의 탯줄과도 같은 것으로 여긴다. 아마도 관람객들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혀 숨겨져 왔던 진화의 비밀을 추적하듯이, 이 물질들의 결합과 변이 또는 번식을 상상하며 지구의 진화와 생명체의 진화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