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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하늘․도시․인간
이번에 전시할 작품을 보기 위해 그의 작업실에 들어섰을 때, 거기엔 수평과 수직의 구조가 있었고, 빛에 반사된 인체 형상과 그 그림자가 있었다. 수평과 수직은 우주의 격자이고, 인체형상과 그림자는 물질과 정신의 분리와 결합을 보여주고 있었다. 육체들이 걸려 있는 공간은 낯설다. 그 공간은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 우주의 공간 같았고, 3차원의 공간이 아닌 4차원의 공간 같았다. 그 공간 속에 발광물질이 발려진 육체들이 저항하는 몸짓으로 걸려 있었다. 아니,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떠 있었다.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 연출에 몰두하고 있던 그의 육체가 작품 속에 섞여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씨줄과 날줄로 시간과 공간을 묶고, 그 위에 가상의 육체들을 배치하고 있었다. 그 움직이는 실제와 움직이지 않는 가상 사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조명이다. 빛은 그의 작품에서 대비와 상응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림자는 빛에 의해 생성되고, 빛에 의해 죽는다. 그의 방들은 빛에 의해 조형적 생명을 얻고 기운이 생동한다. 물리현상을 생명현상으로 치환하는 그 경계에 그의 조형감각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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