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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
작품 ‘산보’는 어느 날 오후, 프랑스 비엔느 강에서 일어난 내용이다. 강 속에 부동의 사람 그림자가 수면에 떠있고 그 위로 잔잔한 물결과 정적이 흐른다. 잠시 후 그림자의 실체가 물위로 불현듯 뛰어들면서 정적은 사라진다. 이 실체는 그림자와 합쳐지자마자 곧바로 물의 수면과 격렬하게 부딪힌 후, 물속으로 파묻혀 들어간다. 영상은 여기서 멈춰지고 까만 화면 안에는 요동치는 물의 파장 소리만 흘러나온다. 소리는 어둠 속에서 산보를 계속한다.
강은 세상이며, 물에 비친 그림자는 자아로 대변될 수 있다. 이 작품은 보이지 않는 심연을 향해 깊이 잠수할 수 있는 물의 속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내면으로 산보를 떠나는 의식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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