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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대
<황금시대>, 인도네시아 어로 “타훈 타훈 에마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이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세력과 사건들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에코 누그로호는 신성한 것과 성스러운 것을 축제상황과 유사한 그러나 우스꽝스럽고 종말론적인 SF 세트장으로 전환해놓고 있다. 앞니를 드러낸 거대한 황금 두개골에 새겨진 숫자 1945, 1948, 1965, 1998, 2002, 2004, 2006 는 인도네시아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있었던 해를 가리킨다. “황금” 시대는 이렇듯 폭력과 유혈, 절망으로 얼룩져있다. 자유로운 모양의 무늬가 자수되어있는 깃발들? 방의 곳곳에는 중세 전쟁터에서 쓰였을 법한 희귀한 상징들―나뭇잎, 비행접시, 굴뚝―을 수놓은 깃발이 아무렇게나 꽂혀 있다. 여기서 깃발은 더 이상 애국심이나 정치적 정당성의 상징이 되지 못한다. 깃발은 원래의 지시적 기능을 박탈당한 채 얼토당토않은 사물로 전락한다. 유머와 팝, 진부함의 개입으로 역사의 엄숙함은 전도 당한다. 작품은 관람객을 유머와 상상이라는 전복적인 영역으로 옮겨놓음으로써 인도네시아 인의 역사해석에 스며있는 모순적인 감정과 두려움을 말끔히 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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