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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싱
작가는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발한 변형들을 통해 실재와 예술적 경험을 융합한다. 영상에 쓰인 모든 요소들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이 마술적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동등하게 각자의 수준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각자 맡은 역할에 모자람 없이 녹아든다.
<크로싱>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된 캐릭터들은 동화 속 인물처럼 훌륭히 연기를 펼친다. 갑자기 활력이 부여된 이 세계는 실제의 사람, 동물이 등장하는 시퀀스들로 이어진다. 그리고 사람과 동물들은 흡사 황량한 공업 지역을 배경으로 한 어설픈 좀비영화의 장면 같은 연기를 펼치며 리사 지닌이 만드는 신화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현실을 창조하되, 최소한의 식별가능성 그리고 마술적 연결이 열어놓는 전달가능성에 기댄다. <크로싱>은 그런 의미에서 유동적이고 환상적인 우주의 편린들로 구축된 세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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