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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아이들
“목탄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작품의 주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잔상이다. 목탄 애니메이션은 이전 이미지를 지우기도 쉽고 그 위에 겹쳐 그리거나 세부를 첨가하기도 용이하며, 이전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는다.
나의 작업방식은 아주 단순하다. 일단 종이 앞에 앉은 다음,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그리고, 몇 차례 셔터를 누른다. 그 뒤 이미지를 약간 지우고 다시 그린 다음 역시 셔터를 누른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다분히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가는 일정한 방향성은 분명히 있다. 작업은 사전에 정해진 계획 없이 시작된다. 매회 그리고 찍은 이미지들이 이후에 등장할 이미지를 암시해주며,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이미지들은 내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간다. 나는 오로지 목탄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이 독특한 매체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Children Of Shadows>은 나의 네 번째 작품이자 시간적으로도 가장 긴 작품으로, 그림 형제의 잘 알려진 동화를 기초로 변형을 가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작품 속에는 내 기억의 일부도 녹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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