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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 스테플러
신화의 시기에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존재했으며, 나아가 신의 영역에서 군림하기도 하였다. 먹이사슬의 구조 속에서 인간에게 고기를 제공하고 사냥의 대상으로서 먹잇감이 된 것, 이동수단으로 그들의 등을 내어준 것 정도는 순진한 시대의 관계로까지 여겨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그 역사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다른 종들의 무수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육중한 동물이 포악한 이빨을 드러내며 크게 벌린 입은 위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호소하는 몸부림이다. 이들은 스테이플러로 천만번의 펀치를 날리며 침투하기 어렵게 자신의 몸을 만들며 생명을 이어나간다. 오늘도 우리는 길 위에서 뱀, 고래, 고양이, 다람쥐, 강아지들이 떡이 되어 누워있는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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