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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용도 폐기된 대북 선전용 스피커는 새롭게 전치되어 생태계의 근원과 추상적인 소리를 환기시킨다. 이 스피커는 이념을 대신한 ‘프로파간다’의 실체였으나 그것의 목적이 위배되었을 때, 우리에게 뜻밖의 감흥을 전해준다.
파도와 생명체의 녹음은 실체를 대신하여 끊임없이 소리의 소비를 작동시키고 무한한 공간과 우주를 향한다. 이 때, 바다와 대면한 스피커는 마치 순환적 메카니즘을 증명하듯 소리를 재생하고 소모하며 낭비시킨다. 결국 증폭기와 소리통은 소리의 실체를 현전시키지 못하지만,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의 증거들을 의미있게 한다. 피아노의 경쾌한 리듬은 파도와 같은 실체를 환기시키게 하는 관조의 증거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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