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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시간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 작가의 가장 큰 덕성인 생명력, 곧 변화와 경험에 대한 적극성과 능동성이 드러난다. 그는 광안리 백사장을 배경으로 자연물로서의 흙을 매개로 하여 구덩이를 파고 또 그것을 쌓는 작업을 해 나간다. 이 작업은 사회로부터 유리된 기존미술의 신화와 허구에 관한 거부이다. 또한 기하학적인 조형성은 바닷가의 실제 풍경을 변화시키는 요소로 기능한다. 이 형태를 만드는 일련의 작업은 직선적인 세계관에 대한 반증으로 보인다. 이 공간을 체험하는 관람객들은 이 흙을 밟고 올라서는 행위를 통해,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즉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풍경 그 자체를 단순하고 기하학적으로 재구상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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