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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씨의 꿈-비행” 모델 작업
정장을 하고 활짝 편 날개를 등에 매단 다소 우스꽝스러운 사람의 모습은 ‘일탈을 꿈꾸는 회사원의 모습’이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비행’의 이미지는 ‘꿈’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소위 ‘봉급쟁이’로 대변되는 매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stereotype)에서 벗어나고 싶은 보편적 도시인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는 동시에 그가 몸소 겪어내고 있는 도시적 삶의 구체적이며 역사적인 경험에 대한 작가의 감성적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인체는 ‘극적으로’ 변형됨으로서 일종의 환상적 투사이자 꿈으로서 도시를 살아가는 작가의 욕망을 구현하고 있다. 그 욕망을 가로지르는 꿈은 악몽이면서 동시에 희망이다. 비상하듯 몸체를 들어 올리는 봉은 그의 몸을 지금 여기에 묶어놓는 족쇄가 되고, 비상의 꿈을 꾸는 날개는 어깨를 짓누르는 짐이 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아득히 머나먼 바다의 저편을 응시하며 도시 속을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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