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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쌍/독수리)
이베트 지겔보임은 보다 애매하며 유현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공간인식을 방해하는 어두침침한 배경을 바탕으로 숭배의 대상으로서의 고립된 생명체를 묘사한다. 이 동물들은 조금은 환상적이고 기이하며 추상적이지만, 완전히 현실에 근거하여 그려진다. 이베트 지겔보임의 회화를 대면하게 되면, 관람객의 마음 속에 누가 누구를 보고 있는지 그리고 누군가 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침범했는지의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죽은 마술새 Dead Magic Bird>(2007)와 <코끼리 Elephant>(2005)와 같은 작품은 부적이나 마법의 주문과 유사하며, 동물과 인간의 희생을 요구하는 집단에서 상실감의 원리라는 바타이유의 개념과 관계있음을 드러낸다.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이베트 지겔보임은 삶의 낭비로써의 죽음과 부패, 빛과 무상함에 각각 연관된 독수리나 반딧불이와 같은 생명체로 관심을 돌린다. 표현주의적 방식으로 그려진 이들 생명체들은 알수 없는 곳에서 출몰한 듯 보이며, 그 존재 자체로 관람객을 공포스럽게 하고 기이한 아름다움으로 그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썩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 탐식자로서 혐오의 대상이 된 전형적인 조류인 독수리는 작가에 의해 이들의 파괴적인 행위가 역설적으로 생산적인 자연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 받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신화적인 함축을 담고 있는 반딧불은 계시적이고 명명되지 않은 진리의 전조로써 제시된다.
-M.D. with M.C., 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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