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번, 모든 것이 잘 될것이다. |
| 하위도 반 데르 베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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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모든 것이 잘 될것이다.
우울함이 깃들어 있는 하위도 반 데르 베르페의 영화는 삶의 부조리 가운데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개념론을 수용하며, 낭만이나 웃음과 같은 매우 인간적인 요소와 맞닿아 있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그의 작업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와 장엄한 산에 비친 우리의 영혼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느껴지는 슬픔의 행위로 간주한다. 북극에서의 24시간을 견뎌내며 작업한 최근 작품에서, 작가는 불가피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미래에 대한 무기력한 저항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거부한다.
이번 부산 비엔날레에 출품한 <8번 :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Nummer acht: Everything is going to be alright, 2007)>에서 우리는 핀란드 만(灣)의 결빙된 바다를 뚫고 나아가는 쇄빙선 앞을 걸어가는 작가를 발견한다. 거대한 식인고래같이 그의 뒤에 어렴풋이 나타난 배는 그 야만적인 힘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나약한 모습보다도 북극의 빙하를 뚫고 나아가는데 덜 효율적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은 일견 기계에 대한 인간의 우월성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배의 견고한 보호철갑이 없었다면 작가는 인간의 발길을 허용치 않는 거친 지역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임을 상기시킨다. 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인간의 이미지가 아니라, 숭고와 조소라는 인간의 과도한 생존전략을 표현하는 것이다.
-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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