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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적인 사랑
<외설적인 사랑 Pornographic Love> 작품 시리즈 중 이번 전시에서 보여줄 작업은 마치 실재와 환상이 교차하는 무대와 같은 누군가의 방으로 제시된다. 은둔하는 페티시스트의 방으로 설정된 이 공간 속에는 거세와 죽음, 그리고 여성의 성기와 동물성을 환기시키는 사물들이 집착적으로 수집되어 있다. 죽어서 박제된 창백하게 아름다운 성적 대상들, 이종 교배되고 장식된 기이한 오브제들, 빨고 토하는 행위로 만들어낸 조각들(oral sculpture), 썩어가는 우유, 짓이겨진 꽃, 생물에서 빨아낸 즙… 해체되고 나열된 이 모든 사물들은 공간을 도착적인 욕망의 이미지로 가득 채우며 뒤섞는 수수께끼와 같은 기표들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침범하고 교란시키는 모호한 불길함이 된다. 감금인가, 저장인가? 금욕인가, 유혹인가? 애정인가, 살해인가?... 시간의 연속선 안에서 일시 정지해버린 듯한 은폐된 방, 열려있는 동시에 닫혀있도록 연출된 이 공간 속에서 관람객은 상황극의 안과 밖 모두에 있게 됨으로써 장면의 지배자이자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환각과 심리극 속에서 작가의 외설적인 사랑은 비로서 시작된다.
-「<외설적인 사랑>에 대한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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