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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의 경제
막힌 곳을 찾기 위해 주로 이용되는 소형 로봇카메라를 이용해 영국 에섹스(Essex)의 하수구를 촬영한 카렌 루소의 <과잉의 경제 The Economy of Excess>는 마치 생기 넘치는 심장을 순환하는 피나 비교(a hidden sect)의 교리처럼, 자본주의 사회의 배설물이 순환하는 지하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러한 매혹적인 여행을 통해, 우리는 자연광의 탁월한 효과와 마치 연금술적 변화가 가해진 듯 빛나는 금을 연상시키는 하수구 벽에 달라붙은 지방찌꺼기의 기이하게 아름답지만 불안한 모습과 만나게 된다.
작품은 세속적인 것과 숭고한 것 사이의 경계에 서 있으며, 인간의 삶이 배설물과 우주먼지로 이루어져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에 이르는 길이자, 심지어 재탄생의 형태에 이르는 길임을 암시한다. <과잉의 경제>는 작가의 최근 사진작업인 <땅굴 파는 사람 Mole Man>과는 달리 유용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이 사진작업은 윌리엄 리틀(William Little)이라는 사람이 런던에 있는 자신의 집 지하를 불법적으로 굴착한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카렌 루소에게 있어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기능적인 가치도 갖지 않는 예술적 생산 활동에 다름 아니며, 생물학적 생존의 확대가 아닌 타올라 소진되는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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