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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미하엘 래데커의 회화에는 폐허가 된 건물, 시든 꽃이 꽂혀 있는 화병, 케사르(Caeser)나 히틀러(Hitler) 같은 역사적 인물의 얼굴들이 자수로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은 색이 바랬거나 때론 흐릿하게 칠해진, 섬유의 털뭉치가 여기저기 널려 있거나 구멍나 손상된 울 위에 나타난다. 때로 작가의 바느질 작업은 찢기고 헤진 현실을 봉합하는 유일한 수단처럼 보이며, 일련의 봉합선은 심각한 균열(형태나 기억에 있어서)을 치유할 희망으로 여겨진다.
그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우연히 떨어뜨린 듯한 물감의 자국이 사실 세밀하고 노동집약적으로 캔버스의 표면에 수놓아진 것임이 더욱 명확해진다. 과거 몇 년 동안 매체로서 회화의 ‘느림’에 관해 많은 글들이 쓰여졌으나, 미하엘 래데커는 유화물감을 실로 대체했으며, 이를 통해 관람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우리의 시선은 이러한 허위의 물감자국에 의해 붙들려 있으나, 고집스럽게 의도한 밀도는 달성된다.
- 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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