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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꿈” 시리즈
어린 시절부터 한국의 서예를 익혀 온, 인정 받는 무대미술가이자 역량 있고 매우 섬세한 비디오 작가인 박은영은, <황혼의 형태발생 morphogenese des crepuscules> 같은 비디오 이미지들의 인광 속에서 생성되는 형태들?형상들과 문자들-을 우리 목전에서 다시 태어나고 소멸하게 하면서 우리의 시선을 눈물의 습하고 우수 어린 온화함 속에 잠기게 한다.
집이라는 기억의 공간을 중심으로 마치 영화, 무대의 뒷면을 연상시키는 검은 공간 속에 모든 것은 소멸되는 듯 다시 생성된다. 비디오 이미지들은 공간 속에서 소멸되고, 시간 속에 엇갈려 또 다른 복수화된 시공간들 속으로 다시 생성되며 흘러내린다. 달빛의 어스름한 조명의 음영 속에, 액체적 재를 상기시키듯, 시(詩)와 어렴풋이 사라지는 감미로운 강렬함을 드러낸다.
그녀가 가진 예술적 영감의 강렬함과 유연함은 세련된 시적 세계를 만나게 하고, 태양 아래에서 꿈을 꾸는 물의 헤라클레이토스적 느린 움직임에 자신의 모든 정열을 모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듯하다. 유동성과 점착성의 조화위에, 출렁임과 명상하는 영혼의 물결을 타고 부드러운 항해를 만들어 내는 박은영 작품의 작은 움직임은 어쩌면 우리 정신의 가장 공통적인 요구(반영)일 것이다.
- 자크 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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