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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빈의 작업은 어린 시절의 개인적 추억으로부터 출발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계’라는 지속적인 주제로 전체적인 작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작가는 지난 5년 동안의 영국체류기간 중 이방인으로서 겪은 개인적 체험들을 바탕으로 입체,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이용하여 개인적, 사회적 관계망들에 대해 탐구해왔다. 그 중 <그를 바라봄 Looking at Him>은 길들이는 자와 길들여지는 대상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복종하는 자세로 주인을 응시하는 거대한 도베르만과 보이지 않지만 배후에 존재하는 주인, 이를 바라보는 관람객들과의 특정 관계를 보여주지만 이는 더 나아가 사회 안에서 고립된 개체로 존재하는 인간과 그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내포한다. 작업과정에 있어서 종이로 만들어진 개를 흑연으로 문지르는 과정은 마치 주인이 개를 쓰다듬으며 길들여가는 행위와 흡사하나 결과적으로 무겁고 공격적인 금속성의 표면을 만들어냄으로서 길들이기라는 행위 이면에 존재하는 ‘억압과 보호’라는 역설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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