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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는 거울
이용백은 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싱글채널 비디오 작업에서부터 인터렉티브예술, 음향예술, 로보틱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 예술실험을 해 왔다. 이를 통해 그는 \"시뮬레이션 시대에 있어 현실과 가상의 관계\", \"탈중심화된 정체성\", \"디지털매체가 수반하는 이종적이고 전복적인 힘\" 등과 같이 전자매체시대에 특유한 상상력과 문화적 쟁점들을 표현해 왔다.
작품 <거울 Mirror>(2008)은 커다란 거울 뒤에 LCD모니터를 배치하여, 갑자기 거울이 깨지거나 커다란 물방울이 맺혀져 흐르는 영상이 거울 위에 나타나는 작업이다. 그것은 거울 속에 반사되는 실제적 공간을 가상적 영상과 완전히 하나로 융합시킴으로써 실제와 가상 사이, 혹은 의식과 꿈 사이의 모호한 접점을 탐구한다. 대형 조각작품인 <피에타 Pieta>(2008)에서는 성모마리아와 예수라는 피에타의 주인공이 조각의 네가티브 주형(mold)과 그 주형으로부터 생산된 포지티브 조각으로 대체되어 있다. 이러한 연출은 자연상태에서의 생물학적 복제과정과 이로부터 기원한 성차적 대립의 문화가, 전자매체 및 생명복제시대에 진입하여 기계적이고 복수적인 복제과정, 나아가 탈젠더적, 혼성적, 사이보그적 문화로 대체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 김원방, 「이용백의 작업 그리고 디지털매체의 이종적(異種的) 힘」, 『LEE YONGBAEK-NEW FOLDER』(아라리오갤러리 베이징,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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