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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돌멩이, 나무, 여체를 줄로 묶는 것은 모종의 새로운 탄생을 지향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나를 배반하고 심지어 분노에 이르게도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나 주어진 선택은 이것뿐이며, 시대의 모든 절망을 묶고 감는다는 생각으로 그러한 행위는 불가피하게 반복된다. 이 과정은 새로운 것이 탄생될 것 같은 기대감과 좌절감이 뒤엉킨 공허한 과정에 불과하다.(작가노트)
한국 전쟁이 일어난 1950년 이승택은 사지를 벗어나 북에서 남으로 내려 왔다. 1955년 재학시절 제2회 국전에서 실험적인 작품이 거절되면서 외롭고 긴 재야의 길에 들어섰다. 그후 이승택은 연기, 불, 바람, 물, 대지를 소재로 하여 “탈물질적 조각”으로 불리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해 왔으며 현재 한국현대 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미술계에서는 미술평론가들 간에 한국현대미술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보고 재평가해야 한다는 자성적인 목소리가 높은데,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작가가 이승택이다. 50여년 간 초지일관의 실험주의 작가로 기존미술계의 관행적 관념과 방식을 거부하고 새롭고도 다양하며 도전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현대 미술계의 변화를 이끌어 냈으며, 독자적 비물질화 라는 방식을 통해 매우 중요한 미학적 성취를 이룩해냈다.
- 하용석
참고 - 김복영, 한국현대미술의 전개, 2006
도병훈, 나와 너의 세계·미술,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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