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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예수상
돌이켜 보면 그의 삶은 기적과도 같았다. 이 나라 경제를 보란 듯 떠 바치고 있는 굴지의 재벌 회사 과장인 그는 이 세상에서 통용되는 상식의 범주라는 것이 얼마나 말랑말랑한 것인가를 일찌감치 깨우친 사람이다. 물론 그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왔다는 대목에서, 아니야, 라고 외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누더기 같은 가난 속에서 어금니가 깨질 정도로 악물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그는 이 개천(開川)의 시대가 낳은 진정한 용(龍)이 아닐 수 없다.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이 동일하게 이 사회에 적용된다고 굳게 믿는 그였기에 누가 보더라도 번듯한 일류대학을 누가 보란 듯 번듯이 졸업을 하였고,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힘들다는 대 기업의 입사를 귀가 길 자기 집 대문 열고 들어가듯 들어간 그는, 누가 보더라도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 그가 오늘 곱게 두 무릎을 꿇고, 내 필히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리라, 라는 과제를 안은 사람처럼 두 손을 꼭 모으고 있다. 이미 그의 주위엔 이 결연한 의식에 필연적으로 동참 한 올망졸망한 그의 자식들과 그 자식들을 나아 준 아내도 함께 하고 있다. 이번 부장 진급 명단에 또 다시 그의 이름이 보란 듯 사람들 앞에 오르리라 믿는 이들의 의식에서 좀처럼의 흐트러짐은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험난한 파도를 넘는 선원들과도 같은 일치단결된 그들의 행동은 역시나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아...저 봐요! 김 집사네 식구들은 어쩌면 저렇게 반듯할까요. 저 사람들이야 말로 우리 주의 충실한 종임이 틀림없어요. 오...”
마치 까만 밤을 수놓은 영롱한 별들처럼, 살아남고자 하는 이들의 저 빛나는 의지의 결정체들.... 자, 그럼 이제 우리 주인님의 결정은?
- 「작가노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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