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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진부함의 위험을 항상 치열하게 인식하며 진리에 반응하는 생리적, 심리적 경계인 모순과 역설을 추구하는 릴 애쉬튼 해리스는 사진을 이용하여 사물의 외형을 초월한다. 그는 전체 작품을 통해 자신과 대상의 정체성을 탐색하며 영혼, 아름다움, 심오함, 그리고 관능성을 담고있는 내면의 중심으로 향한다. 릴 애쉬튼 해리스의 사진은 도상학적이며 복잡한 문제를 상징을 이용하여 명쾌하게 정의한다. 그의 작품은 고정관념을 전복시키고 역사적 서사의 결과와 대립함으로써, 인종적 정체성이나 성정체성의 문제를 조명한다. 릴 애쉬튼 해리스는 빌리 홀리데이 같은 미국흑인 우상이나, <하드리안 회고록 Memoirs of Hadrian> 시리즈에 등장하는 권투선수를 가장한 전형적인 폴라로이드 자화상으로 유명하며, 때로는 세계를 카메라에 담기도 한다.
이번 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 <무제(케이프 코스트) Untitled(Cape Coast>는 비단 오간자 패널에 인쇄된 거대한 이미지 위에 겹쳐진 비디오 장면을 보여준다. 이 이미지에 등장하는 가나의 해변가는 과거 거대한 노예 수출항이었다. 과거에는 혐오스런 오수탱크가 있었으나 현재는 주요 관광지가 되었다. 외관상 평화로운 해변풍경 위로 영사되는 장면은 전통적인 가나의 장례식, 조용히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 꿈결같이 겹쳐진 이미지와 함께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표현하고, 현대인과 역사의 복잡한 관계를 암시하는 시적인 풍경을 창조한다.
-M.D. with M.C., 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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