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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기관-“아이쿠!:알타미라 동굴로 다시 기어들려구?”
나의 작업은 개인의 일상적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시키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보잘것없는 일상의 사물들을 문화사적 의미로 재해석하거나, 늘 접하는 자연현상들로부터 철학적 의미를 새롭게 통찰하거나, 산업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 나아가 자본주의 분열증에 관한 문제의식 등을 은유적으로 역설해왔다. 이러한 작업들은 개개의 주제군에 따른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흔적기관. 일반적 의미는 ‘쓸모없게 되어 흔적만 남아 있는 생물의 기관’을 말한다. 물론 이 작업에서 진화론적 입장을 견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흔적은 이유를 가진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술관에서 작품이 아닌 흔적을 본다는 것은 미술관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 여간해선 잘 보이지 않는 그것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작은 장치를 했다. 망원경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망원경은 아니다. 어떤 얼룩과 홈과 대리석문양들에서 적확한 것들을 향한 표식이자 무의미한 텍스트를 간직한 원통에 불과하다. 원통을 통해 관망되는 흔적은 그 글자와 조응하여 상상 속에서 살아가는 기관이 된다.
-「<흔적기관에 대한 Vestigial organs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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