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Venus

이유진의 작품 <비너스> 시리즈는 이중적 모습이다. 비너스는 아름답다 못해 신성 함을 불러일으키는 찬미와 경배의 대상이지만, 벌거벗은 모습으로 에로틱하고 유혹 적인 자태를 뽐내는 세속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욕정의 대상이다. 작가는 욕망이 가지는 파괴와 창조, 부정과 긍정을 한 몸에 가지는 이중적 자웅동체의 모습을 나 타낸다. 작가의 비너스는 요염한 자태로 상대방을 유혹하는 아름다운 몸을 가진 여 인이자 부처이다.

앵그르의 샘에서 표현되었던 비너스가 항아리에서 맑은 물을 끊 임없이 쏟아내는 생명의 원천이었다면, 작가의 샘에서는 비너스가 항아리에서 절대 권력의 상징인 용을 솟구쳐내는 욕망의 원천이다. 이와 같이 작가는 철저하게 신화 화 되고 상식화 되어 굳어 버린 이미지들을 작가 특유의 공감각적 파장으로 탈바꿈 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의 가치나 체계에 맹목적으로 항거하려는 것이 아닌, 자유로 운 사고의 틀로써 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을 관객에게 제안한다.